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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의 심리학 - 키마 카길, 나의 과식이 타인이 만들어낸 과식이라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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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의 심리학 - 키마 카길, 나의 과식이 타인이 만들어낸 과식이라면?

함스타 2020. 3. 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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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들었던 생각!

나의 과식이 타인이 만들어낸 과식이라면? 

내가 내 돈으로 구입해 섭취한 음식물들이 알고 보면 외부 자극에 의해 선택됨을 당한 거라면?

 

키마 카길의 저서 '과식의 심리학' 에선 내가 과식을 하게 된 외부 영향에 대해서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처음에 도서관에서 이 책을 접했을 땐 나는 꽤 주체적으로 내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외부 자극 때문에 내가 음식을 선택하고 소비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의 변화를 갖게 되었다. 

 

처음 몇 장은 과식의 심리학이라기보단 소비의 심리학에 대해서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브랜드 제품으로 자신을 표현한 사람은 종교적 신념을 갖고 있지 않다
시장의 성장이나 브랜드 제품 같은 경제적 영향이 종교가 지금까지 담당해왔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과식의 심리학 (내용을 기록하기 위해 노트에 함축해 적어놓은 문단이라 책 내용과 약간은 다를 수 있다)

 

생각해보면 나조차도 어떠한 한 브랜드의 충성고객이다. 그 브랜드가 출시하는 제품들은 별다른 정보수집을 하지 않고 무조건 구입하고 소비해왔다. 그 제품을 사용하면서 내 아이덴티티를 사람들에게 표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사실 그 제품은 그저 내가 소유한 많은 물건들 중 하나일 뿐인데...

 

미국인들은 1957년보다 두배 더 소비하지만 "무척 행복하다"라고 답한 사람은 늘어나지 않았다.

 

저자가 미국인이라 예시가 미국인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멀리 미국인들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도 그 어느 나라보다 많은 물건을 소유하고 소비하고 있으며 'MBC 구해줘 홈즈'에서 "이 집에 대한 장점은 수납력입니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소유하고 있는 물건이 점점 많아지면서 넓은 평수의 집을 구하게 되고 그 넓은 평수 집의 최대 장점은 많은 물건을 수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삶을 영위해나가는데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너무나 많이 갖고 있다.

프로이트는 문명의 근원적 모순은 우리가 불행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문명이
동시에 불행의 가장 큰 근원이라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좀 더 편리한 삶을 영위해나가고 있다.

세탁기가 발명이 되면서 좀 더 편리하게 세탁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건조기가 발명되면서 빨래를 할 때마다 건조대에 쫙쫙 펼쳐가며 널어야 하는 수고를 덜게 되었다. 이제 건조기는 생필품처럼 많은 집이 소유하고 있는 가전제품이다. 이제는 더 나아가 식세기, 식기세척기가 대세 가전제품인 것 같다.

몇 년 전만 해도 식기세척기는 음식점에서나 애용하던 제품이었지만 점점 소형화되면서 식기세척기는 주부들이 꼭 갖고 싶은 가전제품 중 하나이다. 

누구나 갖고 있는 괜히 나만 갖고 있지 않은 듯한 많은 가전제품들은 '내가 시대와 뒤떨어져있나?, 다들 갖고 있는데 왜 나만 갖고 있지 않은 거지?'라는 생각에 굳이 필요하지 않아도 우선 구입해보자 라며 제품을 구입하고 그런 제품들이 점점 쌓여 '집이 너무 좁은데? 넓은 집으로 이사 가야 겠어!' '가진 돈이 조금 부족한데? 대출을 좀 받아볼까? 전세와 매매가 얼마 차이가 안 나는데? 그럼 매매를 해볼까? 다달이 나가는 돈이 좀 부담이되는데? 그래도 집이 너무 좁으니 무리해서 집을 사야겠어!' 라며 생각을 확장시키다 결국 달달이 나가는 대출금에 생활이 여유롭지 않아 져 내가 불행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것이든 내가 가진 것에 심리적 물질적 여유가 없다면 불행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법이다.

 

이러한 악순환은 개인의 자제력 부족이 아닌 사회적 환경에 있다고 책은 지적한다.

초기 호성 저가식품은 식품 불안정을 겪은 경험과 영양 지식이 부족한 사람에게 판매, 소비된다

 

집 근처에 슈퍼마켓이 있고 전통시장이 있고 대형마트가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국토가 넓은 미국에선 음식의 사막화라고 해서 차(대중교통 포함)를 타지 않고선 신선 식품을 구할 수 없는 지역을 음식의 사막화라고 부른다.

이러한 음식 사막화 지역은 빈곤지역일수록 더 많고 빈곤지역에 위치한 마켓들은 신선식품 대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가공식품을 구비해놓는다.

실제로 미국에서 콜라는 생수보다 가격이 저렴해 기왕 마시는 거 맛있는 콜라를 사 먹지 무맛인 생수를 사 먹진 않는다는 것이다. (나도 3개월간 미국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몬스터, 코카콜라 등등을 물 대신 마시고 그랬다. 분명 배낭여행이라 끼니를 잘 챙겨 먹지 못했음에도 3개월 만에 살이 엄청 쪄서 한국에 돌아왔다)

초기 호성 저가식품은 맛있다.

맛으로만 소비되게끔 만들어진 공산품이기에 아무런 영양이 없이 맛으로만 평가되는 제품이다.

그 맛에 중독된 사람들은 계속 자극적인 음식만 찾게 되고 신선식품=맛없다 라는 생각에 신선식품을 구할 수 있음에도 신선식품을 구매하지 않고 '맛'만 있는 공산품을 구매하게 된다.


신선한 과일이 있고, 오렌지즙이 소량 함유된 오렌지주스가 있다.

예를 들어 오렌지 10개는 만원, 오렌지즙이 소량 함유된 1L 오렌지주스는 5천 원이다.

오렌지 10개로 오렌지즙 1L를 만들 수 없다. 오렌지주스를 구입하는 게 더 합리적인 소비라고 생각하지만

오렌지주스에는 오렌지즙 소량과 다양한 식품첨가물들이 들어있는 공산품일 뿐이다.

그런데 가격이 더 싸다. 

수익만을 생각한 식품회사에서 오렌지를 구입하는 것보다 오렌지주스를 구입해서 먹는 것이

오렌지를 먹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고 더 저렴하다고 광고를 한다.

이러한 광고에 지속적으로 노출될수록 우리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오렌지주스를 소비하고

소비자들은 그 맛에 중독되어 오렌지를 구입하는 것을 포기하고 오렌지주스만 소비한다.


 

책 소비의 심리학에선 이러한 광고 노출 때문에 우리가 제품을 소비하고 그로 인해 과식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현대사회는 선택의 다양성이 높아지면서 과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뷔페에 가게 되면 내가 평소 먹는 양보다 많은 양을 먹는 걸 경험했던 것처럼 말이다.

 

애초에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이 다양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과식을 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과식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

어플로 주문만 하면 내 집 앞까지 따뜻한 음식이 배달되고, 많은 방송들이 먹방, 쿡방을 만들어내면서 우리가 무분별하게 소비하며 광고에 노출되면서 배가 고프지 않아도 음식을 찾게 되고, 다양한 음식들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면서 우리는 소식 생활을 노력해야 하는 수준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소비하고 있고, 쉽게 구매하고, 쉽게 버린다.

 

이러한 환경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 중 한 가지는 많은 제약회사들이 식품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공식품을 섭취하면서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고 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찾는 이런 메커니즘이 제약회사들이 식품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이유이다.

건강하지 않은 식품을 먹을수록 몸이 약해지는 건 이제는 상식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양한 광고에 노출되고 방송에 노출되면서 무의식적으로 쉽게 음식을 소비하고 그로 인해 질병에 걸려 무의식적으로 약을 찾고 있는 것이다.

 

 

책 과식의 심리학에선 단순히 과식을 하게 된 이유를 서술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소비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처음엔 단순히 '나는 왜 배고프지 않은데 군것질을 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물음에 답을 찾고자 책을 펼쳤지만 이내 '나는 기득권층이 만들어낸 시스템 속에 들어가 소비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구나'를 느꼈다. 그러면서 내 소비생활에 한번 더 심층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을 읽은 후 나는 각종 먹방, 쿡방을 보지 않고 TV를 의도적으로 시청하고 있지 않아 광고에 노출되는 걸 제한하고 있다. 그러니 정말 신기하게도 이것을 꼭 사야겠다 라는 생각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물건 하나를 살 때도 꼼꼼히 따져 구입하니 내가 선택한 물건에 더 애정을 느낀다.

이렇게 타인이 주입한 생각대로 행동하지 않고 내 삶의 주체는 나 인 삶을 살고 있으니 삶의 만족도도 올라간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지만, 이 책은 구입해 재독 할 생각이다.

이 책은 꼭 추천한다.

 

 

 

과식의 심리학 저자- 키마 카길 출판 루아크 발매 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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