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간결한 일상

내 강아지 별이는요, 13살 노견이에요 본문

별이 이야기

내 강아지 별이는요, 13살 노견이에요

함스타 2020. 6. 2. 10:25
728x90

 

안녕하세요 함스타에요 :-D

오늘은 별이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별이는 올해로 13살, 
3살 때 '행유세(행복한유기견세상) 사랑터' 에서
데려온 유기견이에요.

 

유기견 출신이라 정확한 나이를 가늠하긴 어렵지만
벌써 올해로 별이는 누가 봐도 노령견인 
13살 할아버지랍니다.

 

처음 별이를 만났을 때

 

 

이 사진을 보고 입양을 결정하다!

분명 이 사진은 세 살 청년기 때 처음 유기견 센터에 입소할 당시 찍었던 사진인데, 어째서 10년이 지난 지금이랑 별반 차이가 없는 건지..... ㅎㅎㅎ


별이가 유기견 센터에 입소하게 된 경위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지만 구조자가 길에서 돌아다니는 별이를 아주 쉽게 구조해유기견 센터로 보냈다고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별이는 사람을 특별히 무서워하거나 하진 않았어요
다만, 입양 초기에는 남자를 조금 무서워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남편과 베스트 프렌드

 

 

별이를 키우면서 

 

10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지금은 제가 분리불안이 생긴 것처럼별이 옆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어요 

얼마 전 TV를 보다가 한 연예인의 강아지가 이빨을 뽑는 걸 보고 그 연예인도 울고, TV를 보던 저도 울고..

 
뭐가 그리 슬펐는지, 강아지 이빨 빠지는 게 뭐가 큰일이라고 그렇게 울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바뀌던 털 색깔은 크게 슬프지 않았는데, 이젠 나이가 들어 이빨이 빠지는 걸 보고 


문득 이 아이와 함께 한 날보다 남은 날이 더 적겠구나


 

라는 생각에 그렇게 오열(ㅋㅋㅋㅋ)을 했던 것 같아요 

요즘 산책을 나갈 때마다 가장 부러운 건 어린 나이의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견주들이거든요

 

말썽꾸러기였던 청년기를 지나 이젠 어느덧 노년기를 보내고 있는 별이는 작년에 검사한 피검사에서 강아지 간수치와 콜레스테롤이 높고 신장결석이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고 

먹이던 고단백 사료(오리젠)을 저단백 사료로 바꾸고 항상 같은 시간에 정량의 사료와 데친 야채를 급여하고 있어요

 

 

별이의 식생활

 

 

1일 2끼씩 급여하는데, 1끼에 사료 70g/양배추 100g/ 오이 70g 씩 해서 급여하고 있고, 
데친 야채는 씹지 않고 후루룩 후루룩 먹는 별이가 체하지는 않을까(유난 유난) 잘게 다져서 주고 있어요

 

우리의 노력이 빛을 발했는지 다행히 콜레스테롤+간수치는 정상수치로 떨어졌고 무엇보다 밥 먹는 시간을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분명 자율배식을 할 만큼 사료에 큰 뜻이 없고, 입맛도 없고, 먹는 둥 마는 둥 했던 별이가 이제는 밥 달라고 깨우고, 강아지 식탁에 밥 놓아주면 정말 청소기로 흡입하듯이 먹어치우는 걸 보고 '진작에 이렇게 줄걸'이라는 생각만 들어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산책을 많이 해서 그런지 별이는 산책을 다녀오면 그냥 하루 종일 잠만 ㅎㅎ

새벽 5시 반부터 밥 달라고 깨우고 7시에 산책을 갔다 오면 거의 내리 남편 퇴근할 때까지 자고 다시 저녁 먹고 산책 갔다 오고 공놀이 좀 하다가 다시 쭉 자요 

고양이 키우는 것처럼 잠만 자서 어쩔 땐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해요 ㅎㅎ

 

 

 

어느새 꼬장꼬장한 할아버지가 된 우리 별이는 13살 나이가 무색하게 슈나우저답게 똥고발랄하며 늠름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정말 우연히 무엇에 홀린 듯 유기견을 입양하고 함께한 지 벌써 10년인데, 여전히 끔찍이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키우면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주는 사랑보다 받는 사랑이 너무 큰 것 같은 내 강아지.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별이를 통해서 많은 치유를 받았고, 정말 아무런 조건 없이 나만 사랑해 주는 강아지란 존재는 정말 '천사' 인 것 같아요 

 

남편과 종종 이야기해요.

'별이가 떠나기 전에 강아지 한 마리 더 키울까?'

하지만 여전히 고민 중이에요

별이가 떠난 이후의 삶을 제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요?

 

친한 언니의 말처럼 '죽는다는 것은 자연의 순리' 라고 차분히 받아들이기엔 아직 저는 자신이 없어요 
오늘도 별이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에게 와줘서 고마워. 남은 시간 행복하게 보내자 너무 사랑해'라고 별이는 지금 너무 건강한데, 이렇게 문득문득 별이와의 마지막을 생각하는 건 저의 유난스러운 고민이겠죠? 


아직 닥치지 않은 일을 미리 생각하고 고민하는 건 결국 나 자신에게 도움 될 것이 하나도 없는데 말이죠 

 

(안아주는 거 엄청 싫어하지만, 저는 좋아하니까)
별이를 안아주러 가야겠어요 총총 :-D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