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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살고 있어요

7월 31일, 제 생일이에요

함스타 2020. 7. 3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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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덥고 더운 한여름에 태어났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추운 겨울이 좋아요 

 

20대 때는 친구들도 많고, 친구들 만나는 것도 좋아해서 생일이면 '생일 주간'이라고 해서 온갖 술집(ㅋㅋㅋㅋㅋㅋ)들을 돌아다니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대학 졸업하고 회사 생활하면서 점점 생일에 대한 감흥이 시들해지더니 결혼을 하니 소박하게 내 남편과 함께 생일을 보내는 게 더 좋아지더라고요 

 

아마도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나 봐요 :P

 

우리 부부의 소박한 생일 루틴은 서로에게 미역국 끓여주기인데요. 남편 생일엔 제가, 제 생일엔 남편이 끓여주어요

 

항상 요리를 하는 제겐 사실 미역국 끓이기가 어려운 미션은 아닌데, 아마도 남편에겐 꽤나 힘들게 완성할 수 있는 퀘스트 인 건 확실해요 

 

이번 연도 남편의 깜짝 선물은 바로 오븐이에요

오븐을 살까 말까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하는 제 모습을 보며 아마도 꽤 오래전부터 고민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저 드롱기 자동 커피 머신도 결혼 전 남편이 사준 깜짝 선물이었는데, 저건 트렁크에 몰래 넣어놓고선 저에게 트렁크에서 뭣 좀 가지고 오라며 아주 클래식한 방법으로 전달해 줬던 선물이에요 (클래식 했지만 저는 프러포즈 때보다 더 놀랬던 기억이 나네욬ㅋㅋㅋ)

 

결혼하고 깜짝 선물하기 어렵다며 저 무거운 오븐을 퇴근길에 낑낑거리며 집까지 가지고 온 남편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해요 

 

그러고 나선 제가 싸놓은 김밥과 미역국을 함께 먹었어요

이웃님께서 올리신 포스팅을 보고 급 김밥이 당겨 김밥을 쌌는데 김밥 재료 사는데 만 오천 원이나 들었지 모에요

이럴 바엔 사 먹는 게 더 쌀 것 같기도 하고 아시다시피 김밥은 금방 뚝딱할 수 있는 요리가 아니니까요.. ㅜㅜ

그래도 김밥 두 줄씩 배부르게 먹었다죠 

 

그리고 나선 남편이 카톡으로 우리 커플링 잘 있는지 좀 봐달라며 카톡이 왔어요 

우리의 커플링은 서재에 있는 블록 인형 팔에 걸어놓는데 커플링 대신 저렇게 편지가 있지 모에요 

정말 쏘 스위트한 내 남편

 

어제 회사에 메일 보낼게 있다고 먼저 자라고 해서 저는 또 책 보다가 커억커억 거리며 먼저 잤는데, 그 회사에 보낼 메일이라는 게 저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였다니 분위기는 제가 다 깨버렸네요 ㅋㅋㅋㅋㅋ

 

암튼, 저 러브 레터의 내용은 정말 쏘 스윗한 러브 레터였고 아침부터 저는 눈물 콧물 빼며 '너무 부족한 내게 언제나 100퍼센트의 사랑을 주어 고마워'라고 짧은 회신을 했어요 

 

새소리, 매미소리, 닭소리, 거위 소리 가 함께하는 평범하고 조용한 하루지만 남편 덕분에 평범하고 조용함 속에 행복한 기분이 가득 차있는 하루가 될 것 같아요 

결혼은 참 좋은 것 같죠?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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